제주 근고기의 원조 중 원조, 돈사돈 되시겠다.
지금이야 돼지고기 서울 3대장인 금돼지식당, 몽탄, 남영돈이 있지만
예전만 해도 제대로된 돼지고기 하면 무조건 제주 돈사돈이었지.
여튼,
사실 제주에 와서 연정식당, 숙성도, 솔지식당 같은 흑돼지 찐맛집을 가고 싶었으나
기나긴 대기 크리와 아이들의 배고픔을 급하게 달래느라 돈사돈에 방문.
그러나, 돈사돈.... 이제는 놓아줄까 해.
고기 퀄리티는 명불허전, 두께도 두툼하고 육색 또한 매우 좋고, 또 직접 구워주니 편하긴 하지만,
첫째, 연탄불이 문제.
연탄은 연소될 때 특유의 묵직한 냄새가 많이 나는데,
그러다보니 고기를 굽는 동안 이미 연탄냄새 때문에 코가 마비될 지경.
그래서, 정작 고기의 육향을 즐기기가 매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려면 숯을 쓰든가 아니면 연탄 연소가스를 배출할 덕트+환기 시설을 잘 해놓아야 하는데
돈사돈 본점은 이런 시설이 전무하다.
애써 비싼 고기를 시켰는데 연탄냄새 때문에 고기 맛이 반감된다.
이게 핵심이다.
그리고, 연탄불은 우리 몸에 매우 x 10000 좋지 않다. 이건 민감한 주제니 패스.
둘째, 가성비의 문제.
100g당 11,000원이라는 살발한 가격인데,
뭐 이래도 올 사람들은 다 오니까 그래 정한 가격이긴 하겠으나,
최근 제주 흑돼지 1대장인 숙성도만 하더라도 100g 당 9,000원 정도 하다보니 굳이 여길 올 이유가?
셋째, 사이드 메뉴의 부실함.
후식 삼아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그 부실함에 머리를 한 대 엊어맞은 듯 어질어질했다.
적당히 익어 신김치 뉘앙스를 풍기는 김치찌개 맛은 뭐 그냥 그럭저럭 했으나,
김치쪼가리 몇 개, 돼지고기 몇 조각, 두부 몇 조각 넣고 9,000원이라니.
해도해도 너무 한다.
숙성도만 봐도 볶음밥에 열무국수에 시킬 게 많은데다가 가격까지 저렴하다.
심지어 숙성도의 김치찌개는 3천원.
고객경험의 중요성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
고기는 비싸게, 사이드는 싸고 많게.
이게 맛집 국롤 아니던가.
결론,
돈사돈의 고기는 여전히 두툼하고 맛있다. 직접 구워주어 편하다.
그러나, 온전히 제주 흑돼지를 즐기기에는 즐겁지 않고, 비싸고, 아쉽다.
숯으로 바꾸고 환기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기 전에는 다시 방문할 일은 없을 듯 하다.
제주 흑돼지 원조대장 돈사돈의 부활을 기원하며,
이만.
'미식_Tas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 올래국수 평가 (0) | 2022.07.05 |
---|---|
제주, 카페 자드부팡 평가 (0) | 2022.07.05 |
제주, 삼계별장 평가 (0) | 2022.07.02 |
제주, 녹색식당 평가 (0) | 2022.07.02 |
제주, 신설오름 평가 (0) | 2022.06.29 |
댓글